에르메스는 어떻게 단순함과 절제가 최고의 럭셔리를 만들었을까? ‘덜어냄’이라는 철학으로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에르메스의 비밀을 깊이 있게 풀어봅니다.
왜 에르메스는 특별할까?
에르메스(Hermès).
이 단어 하나만으로도 고급스러움, 세련됨, 그리고 때로는 넘사벽 같은 거리감까지 느껴지지 않나요?
샤넬, 루이비통, 구찌 등 수많은 명품 브랜드 사이에서도 에르메스는 뭔가 달라요. ‘그냥 비싼 브랜드’라기보다, ‘진짜 가치 있는 브랜드’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 비결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바로, ‘덜어냄’이라는 철학이에요.
요란하지 않고, 과시하지 않고, 브랜드 로고도 크지 않고… 그런데도 압도적인 존재감.
오늘은 이 ‘덜어냄’이 어떻게 에르메스를 최고로 만들었는지, 그 철학이 실제로 제품과 브랜드 전반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깊이 있으면서도 쉽게, 친근하게 풀어볼게요.
진짜 럭셔리는 ‘덜어냄’에서 시작된다
필요 없는 건 하지 않는다
에르메스는 기본적으로 ‘하지 않아도 되는 건 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요.
디자인에서도, 마케팅에서도, 생산 과정에서도요.
- 로고가 작거나 안 보인다: 로고로 과시하지 않아요. 오히려 숨겨져 있거나 아주 작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죠.
-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다: 시즌마다 디자인이 확 바뀌지 않아요. 유행보다 ‘시간의 흐름을 견디는 아름다움’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 광고가 거의 없다: 에르메스는 TV나 유튜브 같은 데서 광고를 거의 하지 않아요. 심지어 협찬도 극히 드물어요.
이런 ‘하지 않음’은 단순히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철학이에요. 에르메스는 보여주기보단, 느끼게 합니다.
‘덜어내기’가 왜 어려울까?
덜어낸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에요.
더해가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뭔가를 더 추가하면 뭔가 있어 보이니까요.
하지만 덜어낸다는 건,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겠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가능하죠.
- 소재 선택 하나에도 수많은 테스트: ‘덜어내기’는 결과물이 단순한 대신, 그 안에 들어간 공은 훨씬 크고 섬세하죠.
- 장인정신으로 완성되는 제품: 에르메스의 가방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한 명의 장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만듭니다. 공정 분업이 아니라, 책임 제작. 이게 진짜 디테일의 차이를 만들어내요.
에르메스의 제품, 어디서 ‘덜어냄’이 보일까?
켈리백 & 버킨백: 절제의 미학
에르메스를 상징하는 대표 가방인 켈리백과 버킨백.
- 장식은 최소화되어 있어요. 과한 금속 장식, 로고 플레이, 색감 배합 같은 게 거의 없죠.
- 심플하지만, 볼수록 빠져드는 디테일. 가죽의 결, 스티치의 정밀함, 실루엣의 밸런스… 이건 사진으로는 다 못 담기는 매력이에요.
실크 스카프: 강렬하면서도 절제된 예술
에르메스 스카프는 패턴이 화려하긴 해도, 그것조차 ‘절제된 화려함’이에요.
컬러도 감각적으로 조화롭고, 쨍하거나 싸 보이지 않아요. 딱, 눈길을 끄는 정도에서 멈추죠.
그리고 중요한 건, 그 패턴 하나하나가 스토리텔링이 있다는 거예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철학이 담긴 예술 작품 같은 느낌.
의류와 신발: 기본에 충실한 세련미
에르메스의 옷이나 신발도 굉장히 심플해요.
하지만 그 안에 숨은 재단, 소재, 핏의 완성도는 입어보면 다 알아요.
이건 마치 ‘조용한 고급스러움’이랄까?
‘덜어냄’의 미학, 누가 만들었을까?
장 루이 뒤마: 에르메스를 예술로 끌어올린 인물
에르메스는 원래 마구(馬具)를 만들던 브랜드였어요. 그런데 1978년, 장 루이 뒤마(Jean-Louis Dumas)가 에르메스 CEO로 오면서 브랜드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진화하게 되죠.
그는 이렇게 말했어요.
“럭셔리는 단순함 속에 있어야 한다. 단순함은 고요하지만, 그 안에 수많은 정수가 담겨 있다.”
그는 브랜드를 팍 키우는 대신, 본질을 지키는 데 집중했어요.
- 장인의 기술을 지키는 시스템 구축
- 브랜드가 ‘속도’가 아니라 ‘깊이’를 가지도록 설계
- 제품 하나하나에 철학이 녹아들도록 디렉팅
지금의 에르메스는 장 루이 뒤마가 심어놓은 철학이 아주 깊이 뿌리내린 결과예요.
마케팅마저 ‘덜어냄’이다
광고 없이도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
에르메스는 광고를 거의 하지 않아요. 그런데도 매년 매출이 오르고, 심지어 ‘대기 리스트’까지 있는 상황이죠. 이게 가능한 이유는 뭐냐면요.
- 희소성 유지
제품 수량을 늘리지 않아요. 한정된 생산, 높은 품질 유지 → 소비자들은 더 간절해져요. - 고객이 광고가 된다
에르메스를 가진 사람은 그것 자체가 광고가 돼요. SNS에 올리지 않아도, 그 존재감은 주변에 충분히 전달되거든요. -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
에르메스는 ‘왜 이렇게 비싸야 하지?’라는 질문에 대해, ‘그래서 이렇게 만들었기 때문에’라는 설득력 있는 답을 줘요.
‘에르메스다움’을 지키는 전략
다른 브랜드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요. 콜라보, NFT, 메타버스…
에르메스는?
가끔 시도하긴 하지만, 본질을 해치는 방향은 절대 가지 않아요.
‘우리는 우리만의 속도로 간다’는 자세.
마무리: 진짜 고급스러움은 ‘덜어냄’에서 온다
에르메스는 럭셔리 브랜드이기 이전에, ‘철학이 있는 브랜드’예요.
단순히 ‘비싸다’는 이유로 고급인 게 아니라,
무엇을 더하지 않았는가, 무엇을 끝까지 지켰는가,
그 과정을 통해 브랜드의 진짜 가치가 만들어졌죠.
덜어낸다고 해서 가벼워지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정말 중요한 것만 남았을 때, 우리는 그 깊이를 느낄 수 있어요.
에르메스는 그걸 아주 오랫동안, 아주 묵묵히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건 분명히, 배울 가치가 있는 태도예요.
FAQ
Q. 에르메스는 왜 그렇게 비싼가요?
A. 단순히 브랜드 이름값 때문이 아니라, 장인의 손으로 제작되는 생산 방식, 최고급 소재, 철학적 디자인, 그리고 희소성 관리가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에요.
Q. 에르메스는 왜 광고를 안 하나요?
A. 에르메스는 ‘보여주기보다 느끼게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요. 광고 없이도 브랜드 가치와 고객의 경험만으로 충분히 전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에르메스의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A. 대표적으로 켈리백과 버킨백이 있지만, 실크 스카프나 가죽 벨트, 향수 라인도 매우 인기 있어요.
Q. 다른 브랜드도 ‘덜어냄’을 시도하나요?
A. 물론이죠. 미니멀리즘 트렌드 덕분에 많은 브랜드가 시도하고 있어요. 하지만 에르메스처럼 철학으로 정착시킨 곳은 드물어요.